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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고강도 개입 영향으로 사흘만에 45원 이상 폭락하면서 1,0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국이 환율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상 한동안 1,050원 선을 다시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고유가와 외국인의 증시 이탈 등으로 세 자리수 안착 역시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국이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개입을 한 달 이상 지속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50억달러 안팎 개입 추정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7.80원 급락한 1,004.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간 45.50원 폭락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30일의 1,002.60원 이후 두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당국이 점심시간 중 갑자기 개입한 것은 이란의 미사일 발사 여파로 달러화 매수심리가 되살아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 조치로 분석했다. 이란의 미사일 발사 여파로 환율이 반등할 경우 전날 국제유가의 급락과 맞물리면서 배가된 개입 효과가 무위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지자 환율은 1,029.50원까지 상승하면서 1,030원대 진입을 넘보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1시께 외환당국의 강력한 개입으로 998.90원으로 떨어지면서 지난 4월28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세 자리를 기록했으며 장 후반에는 한때 996.0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 외환당국이 기대하는 적정선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이날 환율의 1,030원대 진입을 막으면서 외환당국이 생각하는 환율 적정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당국이 1,000~1,050원 정도를 적정수준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날 1,030원대 복귀 조차 용납하지 않으면서 당국의 방어선 상한이 1,030원 이하로 내려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홍승모 차장은 "향후 환율은 당국의 달러화 공급 규모에 달려 있어 범위를 추정하기가 어렵다"면서도 "1,050원 선이던 환율을 1,000원대로 밀어낸 만큼 당분간 1,030원 위로 오르기는 쉽지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당국이 생각하는 적정 하단 역시 1,000원 이상에서 990원 또는 그 이하로 낮아졌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고 중동과 관련한 지정학적 불안감이 형성되고 있어 환율이 단기간에 세 자리에 안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환시장 수급 구조상 아직까지는 당국의 개입 없이 자발적인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당국 개입과 유가 조정이 맞물리면서 환율이 단기 상단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유가가 큰 폭으로 조정받기 전에는 세 자리 안착이 여의치 않아 환율은 당분간 990~1,050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 "과유불급"..부작용 경계해야 당국이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개입을 이번 주 들어 3일 연속 지속하면서 과도한 개입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국은 최근 역내 시장은 물론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개입하고 있으며 지난 달 22일 이후 달러화 개입 규모가 1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외환시장이 개입에 길들면서 자생력을 잃게 될 것을 걱정했다. 당국이 장기간 개입한 뒤 대내외 상황 악화로 시장에서 발을 뺄 경우 외환시장이 극심한 불안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씨티은행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의 개입이 장기화할 경우 당국 없이는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시장이 될 수도 있다"며 "물가 안정이 중요하지만 정부 정책의 근본 목표가 환율 하락에만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1년 이상 달러화 매도 개입을 지속하던 당국이 여론과 국회의 질타 등으로 개입을 중단하면서 환율의 단기 폭락을 초래한 2004년과 같은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신중한 개입 자세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가 동향과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 등 대내외 변수의 영향력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통해 개입 규모와 시기 등을 적절히 배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공기업이나 외은지점의 해외차입 확대 등은 환 헤지(위험회피)가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 외환시장에 달러화 공급 요인은 되지 않더라도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외화자금 시장의 안정을 유도하면서 간접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개입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겠지만 하반기 내내 개입을 지속하거나 벼랑 끝 전술을 펼 경우 회계 손실과 정부의 신뢰 하락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우선시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