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분석가 변신한 선물 전략가 1호 봉원길 씨 _레알 베티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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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지수선물 시황 전략가'에서 암 극복 후 기업분석가로 변신에 성공한 한 애널리스트가 증권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봉원길 대신증권 투자전략팀 과장(35)이 그 주인공. 그는 지난 99년 초 업계에서 처음으로 지수선물 시황을 맡아 이름을 날렸다. 당시만 해도 지수선물 시장은 일반인 뿐 아니라 업계 내부에서조차 생소한 '황무지'에 불과했기 때문에 그의 선물 시황은 지수선물 시장 알리는 선구자 노릇을 했다. 최근 들어선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파생금융상품들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시장 변동성 예측 등 선물 시황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봉 과장은 그러나 선구자라는 이점을 포기하고 지난해 4월 돌연 기업분석가로 변신했다. 그는 "선물 시황업무는 회사의 권유로 할 수 없이 하게 됐었다"며 "국내 최초 선물 시황 전문가라는 타이틀과 그로 인한 이점은 소가 뒷걸음치면서 얻은 뜻하지 않은 선물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실에 안주한 채 보내던 그가 변신하기로 결심한 것은 2003년 청천벽력 같은 위암 진단 때문이었다. "이 젊은 나이에, 그것도 나에게 이런 일이 있다니"라며 좌절하던 그는 일찍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을 행운으로 여기고 3개월 이상 병마와 싸운 뒤 새 생명을 얻었다. 그는 "당시 30대 초반인 내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는데, 병원에 가보니 20대 환자들도 많았다"며 "아직 젊다는 점과 일할 수 있다는 점과 살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시 업무에 복귀한 그는 지난해 '중소형주 개발팀'을 만들자고 제안해 스스로 변신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우선 "치료를 받는 동안 내내 생각했던 것은 살고 싶다는 것과 하루를 살아도 후회 없이 살자는 것뿐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새로운 분야에서 보람된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며 "과거에 비해 시장이 한층 성숙해진 만큼 투자 가치가 높은 우수한 종목들을 발굴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근 1년 간 그는 최근 허위 공시로 투자자들을 울린 N사가 상승 예감에도 수익구조 및 성장성 등이 낮다고 판단해 보고서를 내지 않은 것을 '가장 잘한 일'로 꼽았다. 또 투자자들이 거들떠보지 않던 P업체 등 그가 발굴해낸 다수의 종목들이 배 이상 성과를 올려주자 그의 제안으로 탄생한‘종목 개발 파트'도 자리를 굳혔다. 지난 연말 모 언론사가 실시한 증권사 종목 추천 수익률 부문 2등을 따내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주가가 아니라 기업을 보고 투자해야 하며, 그게 안된다면 적어도 시가총액을 보고 투자해라"며 "단순 주가만 보고 투자하지 않아도 실수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며 간단한 투자원칙을 소개했다. 또 "기업이 3년 간 지속될 수 있는 이익창출 능력을 보유했는지, 경영진이 사업을 지속할 의사가 있는지를 눈 여겨봐야 한다며 "최고경영자가 사업가나 전문경영인이 아닌 단순 투자자에 불과하다고 판단될 때는 아무리 좋아보여도 투자판단을 유보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은 투자할 때가 아니라 기업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